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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6 과 “그는 영영히 내 사역자가 되리라" (27:1-12)

오늘 본문에서 다윗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윗은 자기의 모든 사람들을 이끌고 블레셋 가드의 방백 아기스에게로 정치적인 망명을 하였다. 아기스는 다윗을 받아들이는 것이 사울의 이스라엘과의 싸움에서 유리할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다윗은 아기스를 철저하게 속인다. 다윗의 유다 남부에 거하는 자기 민족의 적들을 철저하게 진멸하면서, 아기스에게는 유다 민족과 친 유다 민족들을 침공했다고 하였다. 아기스는 다윗에게 속아 다윗이 이스라엘의 영원한 적과 자신의 영원한 신하가 될 것으로 믿었다. 오늘의 성경 공부를 통하여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여 주실까?

1        다윗이 그 마음에 생각하기를
                내가 후일에는 사울의 손에 망하리니
                블레셋 사람의 땅으로 피하여 들어가는 것이 상책이로다
                사울이 이스라엘 온 경내에서 나를 수색하다가 절망하리니
                내가 그 손에서 벗어나리라 하고
        But David thought to himself,
                "One of these days I will be destroyed by the hand of Saul.
                The best thing I can do is to escape to the land of the Philistines.                 Then Saul will give up searching for me anywhere in Israel,
                and I will slip out of his hand."
사울은 다윗에게 화해의 손짓을 했지만, 다윗의 입장에서는 사울에게 갈 수가 없었다. 이미 너무 멀리 떠나 있었던 것이다. 사울은 지금까지의 행동으로 다윗이 자신을 믿을 수 없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것이 우리를 슬프게 만드는 것이다. 갑작스럽게 변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우리는 알아야 한다. 예전에 들은 말 중에 “당신의 십 년 후의 모습이 궁금한가? 지금 대단하게, 특별하게 노력하지 않는 한, 당신의 10년 후의 모습도 별로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정말 변하고 싶으면, 하나님 앞에 철저하게 매달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두 번 감정적으로 먹는 마음뿐이지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이다.

다윗의 입장에서는 사울을 믿지 못했지만, 사울의 입장에서는 다윗으로 하여금 자신을 믿도록 하지 못했던 것이다. 사울은 그만큼 다윗을 얻으려는 노력이 없었다. 얻기는커녕 기회만 되면 죽이려고 했던 것이다. 이런 입장에서 사울의 감정적인 고백이 한두 번 있었다고 해서 600명과 그 가족들을 이끌고 사울의 수하로 들어가는 것이 그렇게 쉬울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다윗은 오히려 사울이 아닌 아기스를 택하였다. 아기스를 택하는 데에는 나름대로 고도로 계산되고, 치밀하게 계획된 생각이 있었던 것이다. 우선 사울을 피하는 것이 가장 큰 급선무였다. 사울의 통치권이 미치는 곳을 벗어나면 사울의 추격을 받지 않을 것을 다윗은 너무나 잘 알았다. 이전에 다윗은 동일한 블레셋 가드 방백 아기스에게로 도망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 때에는 혈혈단신 혼자의 몸이었다. 그때 아기스의 신하들이 다윗을 알아보고 그를 죽여야 한다고 했을 때, 미친 연기를 하지 않았다면 그는 죽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입장이 다르다. 그는 이제 600명이라는 야성적인 들사람들을 거느리고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다윗의 이러한 결정이 하나님과 함께한 생각이냐는 것이다. 그가 기도를 하거나, 제사장과 상의를 하거나, 우림과 둠밈 혹은 제사장의 에봇으로 하나님의 뜻을 구하거나 하여서 결정하였느냐는 것이다. 본문은 다윗의 이번 결정이 자신의 생각의 결과라고 말해준다. 600명을 데리고 사울과 대항하여 싸우는 것도 아니고, 사울을 일방적으로 피하여 다니는 것이 너무나 한계가 있었다. 먹을 것, 입을 것, 잘 곳 무엇 하나 변변한 것이 없다. 언제 외적의 침입을 받을지, 천재지변을 당할지, 사울의 군사들에게 포위 공격을 받아 전멸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하나님의 뜻을 물었어야 하지 않을까?

동일한 결정이 나더라도 하나님과 함께하는 것과 우리의 마음대로 하는 것은 너무나 다르다. 계획과 결정의 단계부터 하나님과 함께하면 그 과정에서도 하나님이 함께하신다. 마치 공부할 때, 세미나 페이퍼 쓰는 것과 비슷하다. 나처럼 실력이 없는 학생은 처음 밑그림을 그릴 때부터 열심히 선생님을 찾아간다. 그래서 처음부터 상의한다. 한 한기에 한 과목에 한 개의 페이퍼를 쓰면서 계속 열심히 찾아간다. 그러면 결국 그 페이퍼는 나만의 것이 아니라, 선생님의 생각과 의도가 함께 녹아 들어가게 된다. 그러면 발표할 때, 내가 조금 서툴러도 선생님이 오히려 다른 학생들에게 설명하여 주기도 한다. 학점을 줄 때에도 자신의 혼이 들어갔기에 가장 좋은 학점을 주게 된다. 이렇게 한 학기에 두 과목을 들으면서 페이퍼 두 개를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공부를 잘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거의 한두 번도 교수님을 찾아가지 않는다. 그냥 자기 마음대로 최선을 다해서 페이퍼를 작성한다. 이제 제출 일이 되고, 발표 날이 되어서 발표를 한다. 선생님도 심지어 내용 파악을 하기가 힘들다. 물론 완벽하게 써오면 좋겠지만, 아무리 유능한 학생이라도 선생님의 지도 없이 완벽하게 써오기가 힘들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에 가서 처음부터 다시 쓴다는 것은 아무리 유능한 학생이라도 절대로 불가능하다. 그러면 결국 학점을 받지 못하고 공부를 포기해야만 하는 결과를 빚는 것이다. 하물며 졸업 논문은 더 많은 공동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인생이라는 페이퍼를 쓸 때, 처음부터 계획의 단계부터 하나님과 기도로 상의하자. 말씀으로 하나님의 뜻을 배우자. 하나님께서 처음부터 나와 함께하시도록 하자. 사업을 하던, 연구를 하던, 공부를 하던, 아이를 기르던, 먹든지, 마시든지, 무슨 일을 하든지,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도록 해야 한다. 기도를 해야 하나님의 인도를 체험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간증할 수 있는 것이다.

교회 일을 할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목사 혼자서 기도하면서 자기 확신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회중에게 주신 하나님의 지혜, 회중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인정하면서 회중과 함께 일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부지런해야 하고, 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성도들과 함께 교회를 발전시켜 나가고, 하나님의 왕국을 확장시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다윗은 여기서 아무래도 자기 혼자 생각대로, 선택의 결과가 하나 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블레셋 행을 택하였다. 블레셋은 다윗의 원수 나라 제 1 호이다. 그러나 다윗은 자신의 효용가치를 믿었기에 자기가 블레셋에 가도 자기를 죽이지 못할 것이라고 계산하였다. 다윗이 블레셋에 있으면 이스라엘이 지고, 다윗이 이스라엘에 있으면 블레셋이 질 것이라고 생각하기를 바랐던 것이다. 과연 다윗다운 치밀한 계산임을 알 수 있다.

2        일어나 함께 있는 육백 인으로 더불어
        가드 왕 마옥의 아들 아기스에게로 건너가니라
        So David and the six hundred men with him left
        and went over to Achish son of Maoch king of Gath.
다윗은 전격적인 정치적 망명을 감행했다. 이러한 다윗의 결정은 블레셋 사람들의 눈에는 다윗의 투항으로 비쳤을 것이다. 사울이 다윗을 시기하고 핍박하여 결국은 블레셋의 원수인 다윗의 블레셋의 충신이 될 것으로 보였을 것이다. 이것은 특히 가드의 방백 아기스의 눈에는 더욱 그렇게 비쳤을 것이다. 반면에 이스라엘의 뜻있는 사람들은 다윗이 블레셋으로 간 것은 너무나 기가 막힌 일이라고 한탄하였을 것이다. 다윗을 핍박하는 사울도 이해하기 어려웠지만, 그렇다고 블레셋으로 투항하는 것은 더욱 더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만큼 다윗의 행동은 보통 사람들의 눈을 속인 것이다. 다윗은 그만큼 재주가 있었던 것이다. 궁여지책으로 감행한 블레셋 망명 같지만, 그로서는 많은 계산을 하고 결단을 내린 것이다. 아기스는 얼마나 기분이 좋았을까? 다윗의 자기의 수하에 있는 이상 이스라엘은 식은 죽 먹기처럼 쉽게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다윗이 다른 네 블레셋 도시의 방백들에게로 가지 않고 자기에게 온 것이 너무나 감사하였을 것이다.

다윗은 앞 장에서 사울과 대화할 때, 사울이 다윗을 잡으려고 쫓아다니는 것은 사울로 하여금 그렇게 하는 사람들 때문일 수 있는데, 만일 그렇다면 그들은 저주를 받아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 이유는 그들이 다윗에게 “너는 가서 다른 신들을 섬기라”하고 다윗을 쫓아내어 여호와의 기업에 붙지 못하게 함이라고 하였다 (삼상 26:19). 다윗은 이미 이 말을 하기 훨씬 이전부터 이스라엘의 지역을 떠나서 살아야 할 것을 심각하게 계속적으로 고려하여왔던 것이다. 사울의 치하에서 도망 다니며 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면 왜 다윗이 유다 지역이라도 사울에게서 빼앗아서 스스로 왕을 선언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질문을 하면서 그렇게 하는 것이 다윗의 성품과 맞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다윗은 사울이 살아있는 한 스스로 왕이 될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이다. 그만큼 그에게 있어서 왕은 곧 사울이었다. 자신이 왕이 된다는 것은 사울이 죽고 난 이후의 문제인 것이다. 어떤 면에서 사울은 자기 아들에 대한 집착 때문에 다윗과 원수를 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식에 대한 집착만큼이나 인간을 추하게 만드는 것도 없는 것이다. 자식에 대한 집착은 곧 자신에 대한 집착이다. 자기의 피를 이어받은 자식이 자기가 이루어 놓은 것을 받게 하고자 하는 마음은 절대로 이 세상에서 영생할 수 없는 인간이 최후에 갖는 소망이 되기 때문이다.

3        다윗과 그의 사람들이 각기 가족을 거느리고
        가드에서 아기스와 동거하였는데
        다윗이 그 두 아내 이스르엘 여자 아히노암과
        나발의 아내 되었던 갈멜 여자 아비가일과 함께 하였더니
        David and his men settled in Gath with Achish.
        Each man had his family with him,
        and David had his two wives: Ahinoam of Jezreel
        and Abigail of Carmel, the widow of Nabal.
다윗과 그의 사람들은 남자 장정만 600여 명이었다. 그들의 거의 모두는 가족을 거느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최소한 약 2500-3000여 명의 인원이 될 것이다. 인력은 곧 병력인 시대에 가드에 이만한 인원이 새로이 들어왔을 때, 아기스는 입이 딱 벌어졌을 것이다. 일단 다윗은 가드에서 아기스와 함께 불안정한 동거 생활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의 말대로 이방 세계에서 하나님의 전을 찾지 못하는 곳에서 살게 된 것이다. 이때의 다윗의 영적인 상태가 어떠하였을까? 얼마나 하나님의 전이 그리웠을까? 얼마나 소시 적이 그리웠을까? 얼마나 부모님이 보고 싶었을까? 아마 이 시점에 다윗의 부모는 요단강 건너 동편의 모압에 거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 다윗과 부모는 동서로 나뉘어 있었던 것이다. 이점이 다윗을 더욱 힘들게 하였을 것이다.

4        다윗이 가드에 도망한 것을 혹이 사울에게 고하매
        사울이 다시는 그를 수색하지 아니하니라
        When Saul was told that David had fled to Gath,
        he no longer searched for him.
일차적으로 다윗이 가드로 망명한 효과는 곧 이루어졌다. 사울이 다윗의 망명 사실을 알게 되었고, 더 이상 다윗을 잡으려고 쫓아다니지 않게 된 것이다. 사울의 입장에서 다윗을 잡겠다고 블레셋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킬 정도로 힘이 있거나, 외교적인 노력을 통해서 다윗을 돌려받거나, 다윗의 부모를 인질로 잡아서 다윗을 돌아오도록 할 정도로 여력이나 여유가 없었다. 사울은 일단 자기가 쫓아다니며 잡아야 할 다윗이 없어진 것으로 오히려 속이 시원해지고, 일단은 다윗과의 싸움에서 이긴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5        다윗이 아기스에게 이르되
                내가 당신께 은혜를 받았거든
                지방 성읍 중 한 곳을 주어
                나로 거하게 하소서
                당신의 종이 어찌 당신과 함께 왕도에 거하리이까
        Then David said to Achish,
                "If I have found favor in your eyes,
                let a place be assigned to me in one of the country towns,
                that I may live there.
                Why should your servant live in the royal city with you?"
다윗은 블레셋에 망명하고 아기스가 다윗을 다윗이 보기를 원하는 대로 보도록 한 후에 이차적인 계획을 세운다. 그것은 아기스와 가능한 한 떨어져서 사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다윗은 영적으로 블레셋과 맞지 않았다. 또 자기의 마음을 계속적으로 숨기고 사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기스와 떨어져서 사는 것이 여러모로 편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을 표현하는 다윗의 방법은 너무나도 부드럽다. 먼저 “내가 당신께 은혜를 입었거든”이라고 말한다. 영어로 “favor”이라는 말은 매우 쓸모 있는 말이다. 실제로 아기스는 다윗에게 은혜를 입혀주었다. 아기스에게 볼 때에 다윗은 호박이 덩굴째 굴러 들어온 것이다. 말 그대로 복덩이이다. 그러나 다윗의 입장에서는 결코 그렇지 않았다. 그는 철저하게 아기스를 이용하려고 하였다. 그래서 “지방 성읍 중의 한 곳을 주어 나로 거하게 하소서.”라고 말한다. 아기스와 떨어져 살고 싶다는 것이다.

만일 이 시점에서라도 아기스가 다윗의 속마음을 간파하였다면 다윗은 즉시 죽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기스는 결코 다윗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아기스는 욕심은 있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아니었다. 자기가 결코 다윗을 가질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았어야 하는데, 그에는 그런 것을 보는 혜안이 없었다. 우리도 우리가 가질 수 없는 것을 가질 때, 그것이 오히려 우리에게는 복이 되지 않고 화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두 주 전 주일에 임종섭 집사님이 로또 복권에 대하여 이야기한 것처럼, 거의 모든 사람들은 어마어마한 액수의 복권에 당첨되면 곧 그들의 삶의 페이스를 잃고 거의 폐인으로 전락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아기스는 자신이 이미 한 도시의 방백이었으므로 다윗 같은 젊고 패기 있는 장수를 자신의 수하에 둔다면 자신이 얼마나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고 흐뭇한 생각을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아기스에게 충신이 있었다면 아마도 다윗의 마음을 꿰뚫어 보았을 수 있었을 것이지만, 아기스에게 불행한 사실이 있다면 그런 충신이 없었거나, 있었다면 아기스의 귀에 그들이 말이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은 의외로 자기가 들으려고 하는 사실만 듣고, 자기가 보려고 하는 사실만 보기 때문이다.

다윗은 이제 결정적으로 아기스에게 맘에 쏙 드는 이야기를 한다. “당신의 종이 어찌 당신과 함께 왕도에 거하리이까?” 듣기에 따라서는 “당신을 떠나서 먼 곳에서, 먼 지방에서 나도 왕처럼 그렇게 살렵니다.”라는 말로 들릴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아기스는 다윗을 철저하게 신뢰하였기 때문에 다윗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아기스의 마음에는 다윗이 너무나 겸손하고, 신하로서의 갖추어야 할 태도를 갖추었다고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런 면에서 하나님의 자녀들이 순결한 동시에 지혜로워야 함을 깨달을 수 있다. 다윗은 순결한 동시에 지혜로웠다. 그래서 그는 결코 다른 사람들에게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 다윗의 생애 동안에 그가 누구에게 어리석게 속은 것을 볼 수 없다. 그만큼 그는 지혜로운 사람이었던 것이다.

6        아기스가 그 날에 시글락을 그에게 주었으므로
        시글락이 오늘까지 유다 왕에게 속하니라
        So on that day Achish gave him Ziklag,
        and it has belonged to the kings of Judah ever since.
아기스는 다윗이 원하는 대로 다윗에게 시글락이라는 지방 성읍을 하나 주었다. 시글락은 유다 지방의 남쪽에 거하는 성으로서, 그 당시에는 가드의 통치권 아래 속하였었다. 아기스는 다윗에게 시글락을 줌으로써, 다윗을 자신의 영원한 봉신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7        다윗이 블레셋 사람의 지방에 거한 날 수는
        일년 넉 달이었더라
        David lived in Philistine territory
        a year and four months.
이제 다윗은 비록 하나의 성읍이지만, 그 성읍의 모든 것을 책임져야하는 위치가 되었다. 어떤 면에서 굴이나, 들이나, 산이나, 광야에서 유리방황하면서 먹을 것과 입을 것과 잘 곳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을 벗은 것이다. 다윗과 그의 사람들이 이러한 상황을 얼마나 감사하게 여겼을 것인가는 쉽게 짐작이 갈 수 있을 것이다. 다윗은 그의 수하의 사람들과 시글락을 중심으로 결코 짧지 않은 세월인 1년 4개월을 살았다. 다윗은 아마도 사울이 어떤 방법으로든 간에 죽게 될 날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자기의 손으로 사울을 죽일 생각은 전혀 없었기에 이방에 살면서도 철저하게 하나님을 의지하여 하나님보다 앞서 나가지 않았던 것이다. 다윗은 또한 사울이 죽으면 자기가 어떤 방식으로 왕이 될 것인지에 대하여서도 특별한 자신으로서의 시나리오도 없었을 것이다. 그저 하루, 하루 하나님과 교제하며 열과 성을 다하여 살았을 것이다.

8        다윗과 그의 사람들이 올라가서
        그술 사람과 기르스 사람과 아말렉 사람을 침노하였으니
        그들은 옛적부터 술과 애굽 땅으로 지나가는
        지방의 거민이라
        Now David and his men went up and raided
        the Geshurites, the Girzites and the Amalekites.
        (From ancient times these peoples had lived
        in the land extending to Shur and Egypt.)
그러나 다윗은 놀지만은 않았다. 천부적인 싸움꾼이었던 다윗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인력과 위치와 지정학적 이점을 이용하여서 이전부터 유다의 남쪽을 노리던 반유목민, 즉 도적 떼들이나 별다름 없는 민족들을 응징하기 시작하였다. 그술과 기르스에 대하여는 우리가 잘 모르지만, 아말렉은 분명하게 안다. 그러므로 다른 두 족속들도 아말렉과 같은 성격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사울의 때에 아말렉을 철저하게 응징하였는데, 어느 사이에 다시 아말렉이 무섭게 살아 올랐던 것이다. 잡초는 잠시 한 눈을 팔면 온 땅을 새파랗게 덮고 올라오게 되어 있다. 잡초는 끊임없이 뽑아 주어도 계속 올라온다. 잡초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한 가지이다. 그 땅에 아무 것도 심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곡식을 심어서 잡초보다 강하게 자라게 하여, 그 땅과 그 땅의 영양분을 곡식이 다 차지해야 하는 것이다.

다윗이 이민족들을 쳐서 유다 남쪽의 치안과 국방을 튼튼하게 한 것은 유다 지파의 사람들이 발 뻗고 잠을 잘 수 있도록 한 것이라는 점에서 왕으로서의 덕을 미리 쌓은 아주 좋은 포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 나발의 목장을 지켜 주던 시절은 그저 적들이 오지 못하도록 경비를 서준 정도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 적들의 근거지에 가서 그 적들을 섬멸하는 것이었다. 그만큼 이 시점의 다윗은 철저했고, 또 그만큼 무서웠다. 다윗은 겉으로는 이민족의 은혜를 입으면서 이민족에게 얹혀서 사는 것처럼 보였지만, 속으로는 철저하게 자기 민족을 보호하고 도적들과 같은 반유목민들을 섬멸하는데 시간을 사용하였던 것이다. 이로써, 그는 자기 사람들의 필요의 수요도 해결하고, 자기 사람들의 힘을 사용할 곳을 제공하고, 아기스에게 충성을 보이는 것처럼 살 수도 있었다.

9        다윗이 그 땅을 쳐서
        남녀를 살려두지 아니하고
        양과 소와 나귀와 약대와 의복을 취하고 돌아와서
        아기스에게 이르매
        Whenever David attacked an area,
        he did not leave a man or woman alive,
        but took sheep and cattle, donkeys and camels, and clothes.
        Then he returned to Achish.
다윗이 이렇게 유다 남쪽의 이민족들을 토벌할 때에는 하나의 원칙이 있었는데, 그것은 사람은 살려두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대신 짐승과 물건들은 철저하게 취하는 것이다. 그리고는 아기스에게로 간다. 아기스에게 취한 물건의 상당 부분을 바쳤을 것임은 쉽게 상상이 간다. 아기스는 그것을 받는 것이 너무나 즐거웠을 것이다.

10        아기스가 가로되
                너희가 오늘은 누구를 침노하였느냐
        다윗이 가로되
                유다 남방과 여라무엘 사람의 남방과 겐 사람의 남방이니이다
        When Achish asked,
                "Where did you go raiding today?"
        David would say,
                "Against the Negev of Judah"
                or "Against the Negev of Jerahmeel"
                or "Against the Negev of the Kenites."
그 물건들을 받으며 아기스는 다윗에게 “너희가 오늘은 누구를 침노하였느냐”고 묻는다. 그러면 다윗은 “유다 남방, 여라무엘 사람의 남방, 겐 사람의 남방”이라고 말한다. 유다는 이미 이스라엘 영토 안이고, 겐은 모세의 장인의 민족으로서 이미 유다화한 민족들이었다. 즉 이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그술과 기르스와 아말렉을 침공한 것인데 오히려 아기스에게는 철저하게 반대로 말한 것이다. 여기서 “남방”이라는 것은 단지 남쪽 지방이는 의미가 아니라, “네게브”라는 초원 지대를 의미한 자연 지리의 한 용어이다. [지리에는 자연 지리와 인문 지리가 있다. 자연 지리는 자연적인 지리 그 자체이요, 인문 지리는 인간이 손을 대어서 바꾸어 놓은 지리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인문 지리에는 역사와 문화와 문명이 녹아 있다. ]

11        다윗이 그 남녀를 살려 가드로 데려가지 아니한 것은
        그의 생각에
                그들이 우리에게 대하여 이르기를
                        다윗의 행사가 이러하여
                        블레셋 사람의 지방에 거하는 동안에
                        이같이 행하는 습관이 있다 할까
        두려워함이었더라
        He did not leave a man or woman alive to be brought to Gath,
        for he thought,
                "They might inform on us and say,
                        'This is what David did.'"
                And such was his practice as long as
                he lived in Philistine territory.
다윗은 절대로 아기스에게 포로를 데리고 가지 않았다. 그는 포로를 하나도 잡지 않는다. 왜냐하면 한 명이라도 포로를 잡으면, 그 포로의 입을 통하여 다윗이 아기스를 속인 것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만큼 다윗은 철저하였다. 그러므로 “이같이 행하는 습관”이란 아기스를 속이고, 철저하게 유다를 위하는 행동을 의미한다. 다윗은 철저하게 자기의 속내를 숨기고 행동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12        아기스가 다윗을 믿고 말하기를
                다윗이 자기 백성 이스라엘에게 심히 미움을 받게 하였으니
                그는 영영히 내 사역자가 되리라 하니라
        Achish trusted David and said to himself,
                "He has become so odious to his people, the Israelites,
                that he will be my servant forever."
그리하여 다윗은 철저하게 아기스를 속이는데 성공하였다. 아기스는 다윗이 유다 남부 지역을 공격하여서 자기 민족, 자기 지파의 사람들을 진멸하였으므로 자기 백성 이스라엘에게 철저하게 미움을 받았을 것이기에 다시는 이스라엘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다윗이 어디 갈 곳이 없고, 결국은 자신의 밑에서 봉신 노릇을 하면서 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그러면 아기스의 문제는 무엇인가? 그는 우선 정보전에서 졌다. 정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상황이 아무리 자기 눈에 쉽게 보이더라도, 모든 정보기관이 살아 움직여야 현실을 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정보에 약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보라고 보여 주는 것 외에는 볼 수 있는 힘이 없다. 직관력과 통찰력과 혜안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생각하여 말하는 것이라고 하는 것도 알고 보면, 신문이나 잡지나 인터넷 등을 통해서 이미 누가 해석해 준 것을 가지고 열을 내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기자가 말해준 것의 이면을 볼 수 있고, 사건과 사고의 이면을 볼 수 있는 힘이 너무나 부족하다. 아기스의 문제점은 오직 다윗이 말해 준 것만으로 자기의 정보의 모든 것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오늘 성경 공부를 통하여 우리는 무엇을 적용해야 할까? 먼저 모든 일에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다. 또한 있는 형편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순결하면서도 또한 지혜로워야 한다. 악한 세상에 살면서 하나님의 자녀들이 또한 지혜로워야 한다.

특별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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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엘상 (62) (6/22/05) "사울이 자기 칼을 취하고 그 위에 엎드러지매" (31:1-13)

    제 62 과 “사울이 자기 칼을 취하고 그 위에 엎드러지매" (31:1-13) 오늘 우리는 사무엘상 공부를 마친다. 사무엘상의 31장을 62회에 걸쳐서 공부하였다. 오늘은 사울과 그의 아들들과 이스라엘이 블레셋과의 전쟁에서 져서 전사하고, 이스라엘이 패배하는 부...
    Date2005.06.29 By최정인 Reply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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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엘상 (61) (6/15/05) "같이 분배할 것이니라" (30:11-31)

    제 61 과 “같이 분배할 것이니라" (30:11-31) 하나님의 사람 다윗은 하나님의 인도를 받아 그의 모든 잃어버렸던 백성들을 도로 찾는다. 거기에 더하여 아말렉이 가지고 있던 모든 재산들도 탈취한다. 그리고 전쟁터에 나갔던 군인들이나 소유물을 지킨 군인들...
    Date2005.06.22 By최정인 Reply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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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엘상 (60) (6/1/05) "그 하나님 여호와를 힘입고 용기를 얻었더라" (30:1-10)

    제 60 과 “그 하나님 여호와를 힘입고 용기를 얻었더라" (30:1-10) 다윗과 그의 600명의 군사들이 블레셋의 가드 방백 아기스를 따라 이스라엘 침공 작전에 불려갔다가,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전쟁에 참여하기 일보 직전에 자기들의 성인 시글락으로 돌아오게 ...
    Date2005.06.15 By최정인 Reply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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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엘상 (59) ((5/25/05) "이 히브리 사람들이 무엇을 하려느냐" (29:1-11)

    제 59 과 “이 히브리 사람들이 무엇을 하려느냐" (29:1-11) 다윗은 그의 사람들과 블레셋의 아기스 왕에게 “위장 망명”을 하였었다. 이제 다윗이 없는 이스라엘을 블레셋의 다섯 도시들이 연합하여 총공세를 펼칠 때, 다윗도 아기스와 함께 동족을 향하여 출전...
    Date2005.06.01 By최정인 Reply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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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엘상 (58) (5/18/05) "내가 먹지 아니하겠노라" (28:15-25)

    제 58 과 “내가 먹지 아니하겠노라" (28:15-25) 사울은 “지하에서 올라온 사무엘”을 통하여 이스라엘 나라와 그와 그의 아들들의 최후의 운명을 듣게 된다. 회개할 기회를 잃은 사울은 상황을 타개하려는 어떠한 의지도 갖지 못하게 된다. 하나님의 선택을 받...
    Date2005.05.21 By최정인 Reply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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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엘상 (57) (5/11/05) "나를 위하여 신접한 여인을 찾으라" (28:1-14)

    제 57 과 “나를 위하여 신접한 여인을 찾으라" (28:1-14) 오늘부터 우리는 사울의 종말의 모습을 보게 된다. 하나님을 버린 사울을 하나님은 버리신다. 그리하여 사울이 하나님을 구하나, 하나님은 그에게 나타나시지 않으신다. 하나님이 보이시지 않으실 때, ...
    Date2005.05.14 By최정인 Reply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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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를 극복하는 신앙 (5/4/05) (빌립보서 1:12-24) 정순진 목사

    과거, 현재, 미래를 막론하고 이 땅에서의 삶은 그 양상은 다를지라도 위기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요소들이 너무나 많다. 이러한 상황 속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믿음의 선진들이 보여준 신앙의 모습 속에서 그 같은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 지를 더듬어 보며 ...
    Date2005.05.07 By박상원 Reply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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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엘상 (56) (4/27/05) "그는 영영히 내 사역자가 되리라" (27:1-12)

    제 56 과 “그는 영영히 내 사역자가 되리라" (27:1-12) 오늘 본문에서 다윗은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윗은 자기의 모든 사람들을 이끌고 블레셋 가드의 방백 아기스에게로 정치적인 망명을 하였다. 아기스는 다윗을 받아들이는 것이 사울의 이스라엘...
    Date2005.05.04 By최정인 Reply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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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무엘상 (55) (4/20/05) "내 아들 다윗아 돌아오라" (26:17-25)

    제 55 과 “내 아들 다윗아 돌아오라" (26:17-25) 오늘 사울과 다윗 사이에 나눈 대화는 그들이 이 세상에서 나눈 마지막 대화이었다. 사울은 다윗을 더 이상 보지 못하였다. 사울은 다윗에게 회개하는 듯 하였지만, 온전한 회개와 화목을 이루지 못하였다. 오...
    Date2005.04.27 By최정인 Reply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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